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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업무용으로 맥북 쓰기 가능할까?

한국에서 업무용으로 맥북 쓰기 가능할까?

애플스토어, 한국 상륙

2018년 1월 27일, 애플은 대한민국에 첫 매장을 오픈했다. 앞으로 애플의 접근성이 향상되기를 바라면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한파 속에서 개장을 기다렸다. 아이폰을 비롯해 애플워치 그리고 맥북까지 a/s를 걱정하지 않고 구매할 여건이 마련되었다. 윈도우 천하인 대한민국에서 윈도우에 실증을 느낀 사용자가 점점 macOS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맥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인 카페, 맥 쓰는 사람들의 카페(이하 맥쓰사)의 가입자는 66만을 넘어서 67만 명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다.

1인 1노트북인 요즘의 현실에서 맥북은 가격 대비 성능은 좋지 않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사용자 중심의 UI와 만듦새에 반하여 구매를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주위에 많다. 개인적으로 노트북과 마우스를 같이 들고 다녔던 과거와 달리, 맥북의 광활하고 편리한 트랙패드를 활용하여 누워서 노트북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했다. 또한, 매끈한 알루미늄 바디는 어떠한가? 알루미늄 바디는 속 빈 플라스틱과 대비되어 고급 노트북으로 포지셔닝하는데 한몫했다. 스피커와 디스플레이는 성능과 휴대성 중심의 속 빈 플라스틱 노트북에 비교하면 우수한 결과물을 들려주고 보여준다. 이 사용감을 정확한 수치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감성'으로 산다는 비판도 있다. 동의한다. 모든 제품이 완벽할 수는 없고 장단점이 존재하 듯이, 맥북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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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수의 잠재적 구매자는 맥북을 고민한다. '한 번은 사고 싶다.'라고 생각하지만 후회할까 봐 망설인다. 실제로 많은 맥북을 사고파는 중고거래가 '맥쓰사'에서 매우 활성화되어있다. 이는 윈도우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macOS에 적응하지 못하고 윈도우 중심의 환경에서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라 짐작한다. 관공서에서 독점하는 한컴오피스, 내 자식 챙기기에 바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오피스 프로그램들, 많은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는 더존 등 많은 프로그램들이 오직 윈도우에서 가능하거나 혹은 윈도우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뱅킹이나 각종 민원과 세무 업무도 맥에서는 처리할 수 없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고민하는 이유를 절실히 공감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2018년 여름에 처음으로 맥북프로를 구매하고 사무실에서 써보며 맥북이 업무용으로 적합한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애증의 한컴오피스

먼저 관련기사를 소개한다.

공공기관 문서 hwp 독점 어떻게 생각하나요 - 스타트업 대표가 독점금지 청와대 청원 올린 이유

2018년 2월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글(hwp) 독점을 금지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토종 소프트웨어를 살려야 한다는 명목 하에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이유로 한글(hwp) 독점을 금지해 달라는 청원이었다. 2019년 7월, 지금까지도 한국 토종 소프트웨어의 진흥을 위해 관공서를 포함한 공공기관에서 한글(hwp) 사용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애국심을 바탕으로 혜택을 받는 한글과컴퓨터의 행태는 어떠한가? 콘크리트처럼 사용해 주는 공공기관이 있으니 발전도 없고 소비자의 목소리도 듣고 있지 않다. 고작 내놓는다는 게 한컴 스페이스다. 이것마저 구글독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온라인, 드롭박스 페이퍼와 다를게 뭔가? 원드라이브에 맞물려 사용해보니 너무나 느린 구동 환경과 호환성에 사용하기 힘들었다. 심지어 hwp 문서를 불러오니 원본을 그대로 보여주지도 못 한다. 장담하건대 한컴 스페이스는 오래가지 못할 서비스라고 생각이 들었다.

돌아와서, 한컴오피스, 우리가 흔히 한컴이라고 부르는 워드프로세서는 윈도우 기반으로만 제작되었다가 맥 유저들의 꾸준한 요구에 힘입어 맥에서 사용 가능한 '한컴오피스 한글 2014'를 출시했다. 최신 버전은 '한글 2014 VP'이며 2022년까지 업데이트를 지원한다. 2019년 4월 5일, masOS의 최신 버전이었던 모하비 대응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자체 점검을 하지 않고 배포한 수준의 퀄리티와 오류를 보여주며 역풍을 맞았다. 한 달 내내 욕을 먹다가 5월2일자로 대응 업데이트를 하며 여론이 진정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심지어 한글과컴퓨터 개발진들은 맥용 한글에 대한 민원은 귀찮은 민원으로 취급하며 대응조차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업무는 90%가 한컴오피스로 처리되고 있다. 정부기관과 협업이 자주 있기 때문에 한컴오피스 한글 2014 VP를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다. 추천하지 않는다. 한글(hwp)을 주로 쓰는 회사라면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이미 만들어진 서식에서는 준수하게 사용할 수 있으나, 표와 서식을 수정하는 데 있어서 오류가 발생한다. 특히, 표의 테두리는 적용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윈도우 한글에서 인쇄한 것과 맥용 한글에서 인쇄한 것은 차이가 크다. 표의 테두리가 굷게나오면 안 되는 부분에서 굷게 나온다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하며, 폰트와 쪽도 맞지 않다. 다시 말해 약간의 수정이 가능한 뷰어 정도의 성능을 보여준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워드는 크게 차이를 못 느꼈다. 무난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엑셀은 1년 치 지출내역을 10개의 시트와 맞물려 사용해도 크게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데이터가 많은 경우 윈도우가 더 빠르고 쾌적하다. 문제는 파워포인트이다. 폰트 호환에서 매번 문제가 발생한다. 윈도우와 매에 깔려 있는 'HY고딕'조차도 맥에서는 'HY Gothic', 윈도우에서는 'HY고딕'으로 표시되니 서로 다른 폰트로 인식하게 된다. 이 경우 다시 새롭게 폰트를 지정해 주어야 한다. 오피스 2018과 같은 제품보다 오피스 365를 구독한다면 버전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 가능하며 업데이트가 계속되니 오피스 365를 구독하기를 추천한다. 덧붙여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구글 및 애플과 협업을 하는 추세이므로 향후 지속적인 호환성 업데이트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각종 사내 프로그램

더존이라는 회계프로그램이 있다. 중소기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맥에서는 지원조차 하지 않는다. 그냥 윈도우를 써야 한다. 정부 보조금을 집행하는 'e나라 도움'의 경우 윈도우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접속이 가능하므로 맥은 당연히 불가능하고 윈도우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이용하여 접속해야 한다. '엣지'도 불가능하다. 정말 맥에서 위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싶다면 패러랠즈 부트캠프를 이용하라고 말하고 싶다.


어도비 계열 프로그램

완벽히 지원되고 호환되는 어도비 프로그램들이 있다. 어도비 계열 프로그램은 주로 우리가 아는 포토샵부터 라이트룸, 프리미어 등이 있다. 콘텐츠 창작자와 디자이너들이 많이 쓰는 프로그램이다. 흔히 맥은 창작자 혹은 콘텐츠 전문가를 위한 OS라고 알려질 정도로 높은 호환성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포토샵을 조금 사용할 줄 아는데, 윈도우의 포토샵보다 맥의 포토샵이 더 편하고 좋은 느낌을 받고 있다. 단축키는 비슷하거나 동일한데도 말이다.


Active X가 점령한 한국

한국에서 Active X가 없으면 각종 민원이나 뱅킹 업무를 처리할 수 없다. Active X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들었는데 *.exe를 통해 실행된다. 따라서 맥은 *.exe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여도 실행할 수가 없다. 때문에 맥 유저들은 상기 언급한 패러렐즈나 부트캠프를 이용하여 뱅킹 업무를 본다. 최근의 추세는 Active X를 만든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보안상의 이유로 지양하는 분위기이며 Active X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를 내린 상태이다. 한국은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최근의 소식은 올해부터 국세청을 비롯한 공공기관 웹 페이지에서 Active X(혹은 플러그인)이 없어도 접근이 가능하도록 업데이트를 했다. 조금씩 맥 유저들에게도 접근성이 향상되고 있는 상황이니 조금 지켜보자.

새해 연말정산, 플러그인 안 깔아도 된다. zdnet의 기사를 자주 인용하는데, 전혀 관계가 없으므로 오해하지 말길 바란다.


자소 분리와 포맷

자소 분리

맥과 윈도우사이에서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자소 분리라고 불리는 이 고질병은 '안녕'이라고 입력된 글자를 'ㅇㅏㄴㄴㅕㅇ'으로 표시하는 문제이다. 맥에서 '한글.zip'로 이름을 입력하여 윈도우에서 확인하면 'ㅎㅏㄴㄱㅡㄹ.zip'로 표시된다. 이메일로 첨부파일을 받았는데 저렇게 제목이 표시된다면 당황스러울 것이다. 사실 맥과 윈도우는 다른 한글 입력체계를 갖고 있다. 많은 유저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해결방법을 찾지 못했다. 단 몇 가지 편법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아웃룩을 사용하여 파일을 전송하거나 별도의 압축 프로그램으로 파일을 압축하면 해결된다. 파일이 많다면 '자소 분리 교정기'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도 된다. 자소 분리가 나타나는 원인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면 이해가 쉽다.

[Swift, MacOS] 맥 한글 파일명이 윈도우에서 자소 분리되는 현상 해결, NFD, NFC

맥의 운영체제 버전 중 하나인 하이시에라가 모하비로 넘어오면서 HFS+포맷(파일을 관리하는 시스템) 에서 APFS 포맷으로 바뀌었다. APFS 시스템에서는 자소 분리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실제 하이시에라에서 모하비(10.14.3 버전, APFS)로 업데이트 한 이후 자소 분리 현상을 겪어보지 못했다. 심지어 기본 메일 앱으로 파일을 보내도 윈도우에서는 자소 분리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단, 맥용 에버노트에 파일을 올리고 윈도우 에버노트에서 확인하면 파일 제목에서 자소 분리 현상이 나타났다. 원드라이브와 외장하드를 동기화 시켜 맥과 윈도우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원드라이브에서는 자소분리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앱 자체에서 자소분리된 파일명을 합쳐서 업데이트하는 코드가 있는 것으로 추측한다. 검색을 통해 자소분리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클라우드나 메일 앱을 사용하자.

포맷

포맷(Fomat)은 하드디스크와 USB를 포함한 컴퓨터 저장장치에 형식을 잡아주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형식을 새롭게 잡아주기 위해서는 저장장치의 데이터를 모두 지워야 한다. 그래서 '포맷한다'는 '저장장치를 초기화한다'로 잘못 알려졌다.

윈도우에서는 FAT32, exFAT, NTFS가 주로 쓰이고 맥에서는 HFS+, APFS, exFAT가 쓰인다. 윈도우와 맥에서 exFAT를 제외하고 포맷 형식이 다르기 때문에 읽기만 가능하거나 인식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exFAT만 공통으로 쓰기와 읽기가 가능하나 종종 모든 데이터를 날리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가 요구된다. Paragon NTFS for Mac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맥에서도 NTFS를 읽고 쓸 수 있다. 윈도우와 맥을 같이 사용한다면 exFAT나 NTFS를 많이 사용하니 참고하자.

Seagate에서 배포하는 Paragon NTFS for Mac이 있으니 참고하자.


결론

2019.06.04. WWDC 2019에서 발표된 macOS의 새로운 운영체제, 2019년 가을 출시 예정

상기 언급한 내용과 같이 윈도우와 맥에서 발생하는 이슈와 문제점을 인지하면서 사용한다면 한국 사무실에서 맥을 업무용으로 쓰는 것이 불가능은 아니다. 그런데 '굳이 이런 고생을 하면서 맥을 고수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면, 업무용으로는 윈도우를 추천하고 싶다. 개인적인 용도로서는 맥은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윈도우 천하인 대한민국에서, 그리고 소수자가 존중받지 못하는 한국 사회처럼 맥은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앞으로도 맥을 위한 개선점이 업데이트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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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Mac OS의 단점과 사용 - 4부작 / 사람들은 왜 이 비싼 맥북을 사는가?- 2017 맥북프로 13인치 터치바

두들 플러그! 나의 소중한 맥북프로를 위해 구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