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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제품 리뷰

너가 찾던 그 피시방 키보드, Abko Hacker K8700

Abko Hacker K8700

이름 모를 피시방에서 쓰던 그 쫀득한 키감을 키보드를 찾고 있다면, 이 글을 한번 읽어보자. 아마 당신이 찾고 있는 키보드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Abko Hacker K8700 카일 광축 클릭 키보드를 리뷰해본다.

맞을 껄!? 너가 찾던 그 키보드, K8700

피씨방피시방 키보드라고 불릴 만큼 피시방에서 많이 쓰이는 키보드, Abko Hacker K8700(앱코 패커 K8700, 이하 K8700)를 소개한다. 이 키보드가 피시방에서 널리 쓰이는 이유는 키보드 샷건* 에도 버틸 것 같은 튼튼한 내구성과 기계식 키보드 못지않은 키감, 게이밍에 최적화된 빠른 반응 속도, 그리고 투명 아크릴과 LED 불빛이 어울려 보여주는 외관이다. Abko의 주장에 따르면 설명 글에도 PC방 판매 및 점유율 1위** 라고 소개하고 있다. 믿고 안 믿고는 자유다.

Abko Hacker K8700 - http://www.abko.co.kr/

첫 기계식 키보드? 청축? 갈축? 클릭? 너무 복잡해!

사실 기계식 키보드는 그 종류가 다양하여 입문하기가 어렵다. 첫 기계식 키보드인 K8700을 구매하기 위해 약 3개월을 공부하며 고민했다. 흔히 말하는 청축이나 갈축 등 다양한 축에 대해 알지 못하고 구매할 경우 중고나라에 다시 팔게되는 수고를 범하기 쉽다. 여기서 축이란 영어로 스위치(Switch)라고 한다. 우리가 직접 누르는 키캡 내부에 위치한 축은 색상으로 구분한다. 이 축의 색상 또한, 축을 제조하는 회사마다 부른 명칭이 다르다. 보통 청축, 갈축, 적축과 같이 구분하는 기준은 독일의 체리 MX사(社)에 따르는 경향이 있다.

각 축에 대한 간략한 설명 전에 먼저 클릭(Clicky), 논클릭(Non-Clicky), 리니어(Linear)에 대한 개념을 알면 이해가 쉽겠다.

  • 클릭(Clicky): 키를 누를 때 일정 수준이 지나면 ‘찰칵 혹은 딸깍’거리는 소리가 난다. 이를 두고 클릭(Clicky)이라 하는 것이다. 타자를 치면 이 소리가 리드미컬하게 들리게 되며 타자 치는 ‘맛’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소음이 크고 타인에게는 거슬리는 소음을 유발하므로, 사무실과 같은 조용한 곳에서는 사용하면 욕먹기 쉽다.
  • 논클릭(Non-Clicky): ‘찰칵 혹은 딸깍’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일정 수준이 지나면 걸리는 느낌만 있다. 소음에 민감하거나 조용한 곳에서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고 싶지만 기계식 키보드의 느낌을 가지고 오고 싶을 경우 많이 쓴다.
  • 리니어(Linear); 걸리는 느낌 조차 없다. 그냥 끝까지 쭈욱 눌리며 더 한계에 다다를 때 멈춘다. 타자 치는 ‘맛’이 부족하는 편이나 소음이 거의 없으므로 사무실에서 쓰기 좋다.

이 세가지 속성과 키감 및 키압에 따라 여러 가지 색상의 축으로 나뉜다. 체리MX사(社) 축에 따라 설명을 하면 아래와 같다.

  • 청축(클릭): 기계식 키보드에 널리 쓰이는 축이다. 경쾌한 클릭음에 따라 리드미컬하게 타이핑할 수 있다.
  • 갈축(논클릭): 청축의 소음은 부담되고 기계식 키보드의 키감을 갖고 싶을때 좋다.
  • 적축(리니어): 클릭과 논클릭에 비해 소음이 적고 누르는 맛이 조금 부족하다. 하지만 빠른 입력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소음을 더 줄인 저소음 적축(리니어)도 존재한다.

이외에도 흑축, 백축, 은축 등 다양한 축이 있으나 널리 쓰이는 축은 아니므로 생략한다.

체리MX사의 축들 - https://www.leopold.co.kr/

광(光)축은 조금 달라!

K8700은 청축, 갈축도 아닌 광축(클릭) 키보드다. 광축은 일반 기계식 키보드의 축과 조금 다르다. 명확하게 말하면 광축 키보드는 기계식 키보드라고 부르기 힘들다. 광축이라는 용어 자체도 ‘광센서’라고 칭하는 게 맞으나 일반 기계식 키보드의 축 개념을 따라 ‘광(光)축’이라고 널리 불린다.

카일사의 광(光)축 - http://www.abko.co.kr/

일반 기계식 키보드의 축은 물리적 접촉에 따라 신호를 보내지만 광축은 적외선 센서의 입력을 방해하는 것을 매개로 신호를 보낸다. 쉽게 말하면 영화속의 적외선 침입 센서와 같다. 빛의 흐름을 방해하면 침입자 경고가 울리 듯이 키가 입력되는 방식이다. 그래서 반응속도 또한 매우 빠른 편이다.

광축의 장점은 구조가 단순하고 입력 방식에서 물리적 접촉이 없으므로 광센서가 고장나지 않는 이상 내구성이 우수하다. 수명도 길다. 또한 먼지나 이물질을 청소하기 쉽고 방수가 된다. 고장이 덜 나고 관리가 용이하니 저가형 기계식 키보드 제조사들이 광축으로 몰리는 이유다. 피시방에 입장에서도 가격이 저럼하고 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에 높은 점유율을 보여준다. 그러니 당신이 찾는 피시방 그 키보드가 맞을 확률이 높은 이유다.

광축 키보드의 장점

  • 우수한 내구성
  • 완전 방수와 청소 용이
  • 가성비
  • 기계식 키보드와 비슷한 키감
  • 빠른 반응속도
  • 백라이트 구현의 용이

이중사출로 구현된 크리스탈 키캡 디자인

사출은 한 종류 수지로 성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중 사출은 두 가지 색상이나 재질로 성형하는 것이다.

기계식 키보드에서 이중 사출은 필수로 여겨진다. 저가의 키보드를 오래 사용하면 키캡의 글자가 지문에 의해 지워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이중 사출 키캡이란 키캡이 이중으로 싸여 있다는 의미이다. 첫 번째 키캡에 한글과 영문을 각인하거나 인쇄하고, 그 위에 두 번째 막을 씌우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키캡의 글자가 지워질 일이 없다. K8700에서 영어는 각인이 되어있고 한글은 인쇄가 되어 있으니 참고하자.

개인적인 이유로 Ctrl과 Alt의 위치를 바꾸어 사용중이다. - Keytweak을 이용하면 된다.

보통 ABS나 PBT재질의 플라스틱으로 키캡을 제작한다. ABS 보다 PBT가 더 비싸고 단가가 높다. 밀도가 높아 마모와 열에 강하기 때문이다. ABS와 PBT를 구분하는 방법은 물에 넣는 방법이다. ABS는 밀도가 낮아 물에 뜨고 PBT는 물속에 가라앉는다. 그나저나 플라스틱의 보석이라 불리는 투명 아크릴로 키캡을 마감하다니? 범상치 않다.

로지텍 G Pro 키보드의 ABS 키캡의 지워짐 사례 - https://quasarzone.co.kr/bbs/board.php?bo_table=qf_input&wr_id=30682
레오폴드 키보드의 PBT 키캡과 이중사출 - https://www.leopold.co.kr/

백라이트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선택으로 추측한다. 백라이트 LED 불빛이 영문 각인 사이로 비치는 효과는 상당히 인상 깊다. 화려한 불빛의 백라이트 LED와 만나면 키보드가 더 영롱해진다. K8700은 11가지 백라이트 효과와 11가지 효과를 모두 사용하는 데모 버전으로 준비되어 있다. 백라이트의 모든 효과를 보고 싶으면 여기를 참고하자.

K8700의 백라이트 (줄별로 색상이 정해져 있다.)

K8700을 구매한 이유는 바로 아크릴 재질의 키캡이다. 화려한 백라이트의 효과가 아닌 아크릴 재질의 촉감이 주된 이유였다. 손톱과 손가락으로 타이핑을 하는 습관 때문에 일반적인 키보드에 키스킨을 씌우지 않으면 미끄러워서 타이핑이 어렵다. 하지만 K8700의 아크릴 키캡은 보통의 ABS나 PBT보다 미끄러짐이 적었다. 키스킨 없이도 원활한 타이핑이 가능하여 구매한 것이다.

영어만 백라이트가 투과된다. 

제일 중요한 타건감(광축, 클릭)

먼저 구매한 K8700은 클릭형임을 알려주고 싶다. 입력할 때마다 뚜렷히 들리는 ‘딸깍’ 거리는 소음은 건너방까지 그 존재감을 알린다. 문을 열어 두면 온 집이 ‘딸깍’ 거리는 소음으로 가득하다. 밤에 몰컴***도 힘들다. 쟤는 게임(직장인의 경우 메신저)하는구나 하고 알리기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피시방에서는 대부분 헤드셋을 쓰기에 K8700의 소음을 체감하기 어렵다. 하지만 ‘절대’ 사무실에서는 쓰지 말기를 바란다. 소음에 민감한 경우 ‘리니어’ 버전도 있으니 참고하여 구매하자. ‘리니어’ 버전은 타건한 경험이 없어 타건감이 어떤지, 소음이 얼마나 큰지 확인은 못 했다. 하지만 ‘클릭’형 보다는 소음이 적을 것이다. K8700은 축(스위치) 교체가 가능하니 기회가 되면 ‘리니어’형 스위치를 구매하여 교체해보고 리뷰를 쓰도록 하겠다.

타건감은 기계식 키보드와 구별하기 힘들다. 기계식 키보드 같다. 기계식 키보드라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체리MX사의 청축과 유사하지만 구별되는 정도이다. 훨씬 가볍고 정갈하다. 체리MX사의 청축에 대한 경험이 없다면, 충분히 쫀득하고 타자 치는 ‘맛’이 있다고 알려주고 싶다. 종종 리듬감에 심취해 오타가 나도 쭉쭉 치는 나를 볼 수 있다. 사실 ‘키보드는 글로 배우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직접 처보는 것이 최고다.

Abko Hacker K8700 타건 영상과 소음

 

레노버 씽크패드 울트라 나브 키보드 USB 타입 (0B47209) 타건 영상과 소음

 

 

문서작업을 빠르게, "빨콩 키보드" 레노버 씽크패드 울트라나브 키보드

직장인, 교수, 연구원, 기자는 문서작업이 많습니다. 오늘날 은 워드나 한글과 같은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하여 빠르고 편리하게 문서작업을 처리합니다. 워드프로세서의 입력에 있어서 마우스와 키보드는 문서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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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고 많은 기능과 우수한 가성비

괜히 이 제품이 피씨방 점유율 1위인 것은 아니다. 6~8만 대의 (유사) 기계식 키보드 치고는 우수한 성능과 높은 내구성, 그리고 화려한 외관을 가졌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기계식 축에 비핵 수명이 길며, 완전 방수 기능, 그리고 빠른 반응속도를 보여주므로 게이밍용으로도 우수한 성능을 보여준다.

제품을 받아보면 무겁다는 느낌을 준다. 스펙상으로 1.24kg의 무게를 가졌다. 당연히 미끄럼 방지 패드가 있으니 격하게 키를 눌러도 쉽게 밀리지 않는다. 높이 조절 기능, 스텝 스컬쳐 2****, 무한 입력*****, 단축키 등 다양한 기능이 있으므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조하자.

적당한 입문자용 기계식 키보드

Abko Hacker K8700은 광축을 사용했으므로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논란은 있다. 정확한 의미에서 광축을 사용했으므로 광센서 키보드가 맞으나 기계식 키보드와 별 차이가 없으므로 기계식 키보드 입문자에게 추천한다. 뚜렷한 단점이 없는 것도 한 몫한다. 당신이 찾는 ‘그 피시방’ 키보드, 아마 Abko Hacker K8700(앱코 해커 K8700, 이하 K8700)이 맞을 것이다.


**과다한 공격성을 참지 못하고 키보드를 강하게 내리치는 행위를 말한다.
**Abko 공식 홈페이지 기준
***몰래 컴퓨터하기의 줄임말
****인체공학적 키캡 높이
*****모든 키에 대한 동시 입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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