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이 저려? 그럼 이 마우스가 끝판왕
마우스와 키보드를 오래 사용하면 손목이 저리는 경우가 있다. 이는 손목에 지속적인 압박이 가해져 신경이 눌리는데, 키보드와 마우스를 바꾸면 손목에 가해지는 압박이 줄어든다. 오늘은 버티컬 마우스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스컬프트 어고노믹 마우스를 리뷰한다.
손목터널증후군
하루 종일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직장인에게는 유명한 직업병이 있다. 바로 손목터널증후군이다. 손목굴 증후군이라고도 하는 이것은 손목에 지속적인 압박으로 통증이 발생하고, 심할 경우 엄지 등이 마비되기도 한다. 일반적인 마우스의 경우 손목이 수평으로 꺾이게 되는데, 이때 손목 앞쪽 피부 밑에 뼈와 인대에 의해 형성된 손목터널이 좁아지고 압력이 증가하여, 신경을 압박한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오래 사용할 때 손목에 압박을 주고 손목이 저리게 된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바로 휴식이다. 그러나 과중한 업무에 치이고, 대부분의 업무를 컴퓨터로 처리하는 시대에 휴식은 언감생심이다. 그렇게 검색 창에 손목터널증후군을 검색하고 여기까지 온다. 차선의 방법은 바로 기기변경이다. 손목에 부담이 적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구매하여 통증을 줄이는 방법이다.
시중에는 다양한 인체공학 키보드와 마우스가 많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키보드보다 마우스를 변경하는 옵션을 먼저 선택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학창시절 컴퓨터실에서 보던 볼마우스를 뒤로 뒤집은 트랙볼 마우스나, 마우스를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세운 버티컬 마우스를 많이 선택한다. 트랙볼 마우스는 마우스 볼을 직접 돌려 커서를 움직이는데, 볼의 크기와 무게가 사용감에 직결되므로,소형화와 경량화가 어렵다. 게다가 금액까지 만만치 않으니 크게 대중화되어 있지 못하고 있다.
인체에는 중립자세가 있다. 이는 각 관절과 근육들이 이완된 상태에서 신체 부위가 저절로 취하게 되는 자세다. 손과 손목의 경우 손바닥과 책상을 수평 되게 놓은 후 힘을 뺀 상태에서 엄지를 약 30~45도 각도로 든 자세가 중립자세이다. 이 모양 그대로 마우스를 잡으면 손목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고, 손목증후군 완화에 도움이 된다. 즉 손목을 수평으로 비틀지 않고 가장 편한 자세로 마우스를 쥐고 사용할 수 있다. 버티컬 마우스를 사용하면 딱 그 자세가 나온다.
Microsoft Sculpt Ergonomic series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말 그대로 윈도우(Windows), 오피스(Office)를 만드는 소프트웨어 회사이지만, 키보드와 마우스와 같은 하드웨어를 잘 만드는 회사로도 유명하다. 일각에서는 하드웨어의 명가라고 불리기도 한다. 소프트웨어와는 별개로 하드웨어에도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일찍이 MS는 직장인의 고통을 파악하고 인체공학 키보드와 마우스를 만들어 왔다. 명성이 자자한 MS의 버티컬 마우스, MS Sculpt Ergonomic 마우스는 과연 효과가 있을까?
뭐야 이 시커먼 짱돌은? – 외관
성인 남성의 손에 절절히 쥘 수 있는 짱돌만 한 사이즈다. 성인 여자의 손에는 조금 클 수도 있겠다. 가로 8cm, 세로 10cm, 높이 5cm의 사이즈이며, 무게는 155g이다. 절대 가벼운 마우스는 아니다. 무게가 나가기 때문에 감도를 조금 높여서 써야 한다. 전체적인 외관만 보더라도, 정말 짱돌 같이 못 생겼다. 동그란 외모에 마이크로소프트다운 투박한 디자인이다. 외관으로는 좋은 평가를 주기 어렵다. 디자인으로 따지면 로지텍(Logitech)의 인체공학 시리즈인 MX Ergo나 MX Vertical이 백 번 양보해도 낫다. 물론 가격은 빼고.
엄지와 약지 부분에는 고무 같은 재질로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사이에는 하이그로시, 고광택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 전자제품을 살 때 정말 혐오하는 것이 바로 하이그로시다. 고광택 플라스틱인데, 거울로 쓸 수 있을 정도로 광택이 난다. 그래서 리뷰용 사진을 찍기도 어렵다. 주변 배경과 촬영하는 모습이 다 보이기 때문이다. 고급 이미지를 주기 위해 하이그로시를 넣는데, 오히려 더 저렴하게 보인다. 개인적으로 하이그로시가 들어간 제품은 제품 자체가 고급이거나 고품질 제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품질 제품에 고급 이미지를 주기 위해 하이그로시를 넣는 느낌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하이그로시 처리된 플라스틱은 손의 기름기와 지문, 그리고 떼를 아주 선명히 보여준다. 과학수사대가 지문 재취할 때 매우 좋아할 법하다.
다시 돌아와서, 중간에 박힌 휠은 5방향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상하 스크롤, 좌우 틸트가 가능하며 휠 클릭도 가능하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좌우 틸트는 많이 쓰지 않으니 참고하자. 필자의 경우 좌우 틸트를 윈도우10 가상 데스크톱 좌우 이동으로 맵핑하여 사용하고 있다.
가상 데스크톱에 대한 설명은 더보기를 클릭하자.
가상 데스크톱은 맥 OS에서 많이 쓰이던 윈도우10의 가상 데스크톱은 여러 개의 바탕화면을 생성하여 한정된 모니터를 넓게 사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가상 데스크톱 1에 인터넷 창을 띄우고, 가상 데스크톱 2에 워드를 띄워 자유롭게 넘기며 볼 수 있다.
웹 서핑에 있어서 마우스 뒤로 가기와 앞으로 가기 버튼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다. 그런데 이 마우스는 뒤로 가기 버튼만 있다. 앞으로 가기 버튼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진은 없고 뒤로 가기만 있다. 상당히 의아한 부분이다. 대신, 윈도우 키가 옆에 붙어 있다. 윈도우 키는 키보드의 윈도우 키와 동일한데,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는 부분이다. 전원 켜고 끌 때 빼고는 잘 안 쓰기 때문이다. 위치도 애매하다. 윈도우 키를 누를 때의 엄지는 생소한 불편함을 유발한다. 검색에도 쓰일 수 있지만, 어차피 양손은 키보드로 가야 하므로 마우스의 윈도우 키는 필요 없다.굳이 윈도우 키를 넣은 저의가 궁금하다. 차라리 앞으로 가기 키를 넣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덧붙여 키 맵핑을 위한 사족을 달면, 마우스의 윈도우 키는 키보드의 우측 윈도우 키와 직결되어있다. 키 맵핑을 하고 싶다면 키보드 윈도우 우측 키를 원하는 키로 맵핑하면 마우스에서도 동일하게 사용 가능하다. 필자는 앞으로 가기 버튼으로 맵핑하여 사용하고 있다.
바닥은 윈도우 키와 통일된 파란색 포인트와 파란색 불빛이 난다. 배터리는 일반 건전지 AA를 사용하고 배터리 절약을 위한 전원 버튼도 존재한다. 배터리 커버가 상당히 흥미롭다. 딸깍 거리며 끼우는 커버가 아닌, 자석으로 고정한다. 커버 내부에는 건전지를 위한 공간과 USB 동글을 보관할 수 있게끔 설계가 되어 있다.
잡아보자. 그 짱돌 – 그립감과 각도
마우스를 잡아보면 손에 잘 감긴다. 자연스럽게 수평에서 30도 정도 기울이며 잡을 수 있고 클로 그립과 핑거 그립을 잡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손목에 부담이 적은 팜 그립으로 잡힌다. 손목이 편한 기울기와 짱돌 같은 그립에서 먼저 손목의 부담을 덜어준다. 대신 손목과 책상이 닿는 돌출된 뼈(손바닥을 마주 보고,약지에서 손목 쪽으로 내려올 때 손목과 만나는 부분)를 기준점으로 마우스를 좌우로 움직이게 된다. 때문에 그 부분에 집중적으로 압력을 받는데, 마우스용 손목 받침대를 두어 압력을 줄이면 좋겠다.
다시 기존의 마우스(로지텍 M585)를 잡으면 손가락과 마우스 사이의 빈 공간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확실히 크다. 하지만 일반 마우스가 편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손목터널증후군의 예방이라는 목적에는 적절히 부합하는 그립감을 제공한다. 합격이다.
사실 일반적인 버티컬 마우스는 고유한 그립 각도 때문에 커서를 움직일 때 상당히 어색한 느낌이 든다. 커서를 우측으로 이동하고자 하면 우측에서 살짝 상단으로 움직이는 것이 그 원인이다. 이는 각도가 큰(수직에 가까운) 버티컬 마우스에서 많이 나타는데,이 느낌이 불편하여 버티컬 마우스를 내놓는 경우가 많다. 필자도 그랬다. 그러나 MS 스컬프트 어고노믹 마우스는 그런 느낌이 하나도 없다. 일반 마우스와 동일하게 커서가 움직인다. 이는 그립 각도가 크기 않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는 우수한 평가를 주고 싶다.
좌우 클릭은 부드럽다. 일반 마우스가 ‘딸깍’거린다면, 이 마우스는 ‘덜걱’거린다. 소음도 적다. 놀랍게도 마우스를 클릭할 때의 반발이 손목에 무리를 주기도 한다. 펜을 책상에 두드릴 때와 인형에 두드릴 때의 차이와 동일하다. ‘덜걱’거리는 클릭은 기존의 마우스의 클릭에 비해 반발이 적다. 의도된 것인지는 모르나, 소음과 손목 부담에는 긍정적인 점수를 주고 싶다.
뭔가 부족해– 편의성
윈도우즈를 만드는 회사답게, 이 마우스를 위한 드라이버도 존재한다. MS 홈페이지에서 Microsoft 마우스 키보드 센터를 다운로드하면 되는데, 각 버튼을 자유롭게 맵핑할 수 있으며, 프로그램 별로 다르게 맵핑도 가능하다. 하지만, 휠의 좌우 틸트는 켜고 끄기만 지원하고 별도의 맵핑이 불가능하다. 가상 데스크톱 기능을 휠의 좌우 틸트로 쓰는 필자에게는 기존의 드라이버를 제거하고 X-Mouse라는 마우스 맵핑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좌우 틸트를 가상 데스크탑 좌우 이동(키보드 상에서는 ctrl+windows+좌우 방향키)으로 맵핑하였다. 참고로 MS에서 제공하는 공식 드라이버와 X-Mouse는 서로 충돌하니 둘 중 하나만 쓰도록 하자.
또한, 윈도우 키도 잘 쓰지 않아 앞으로 가기 버튼으로 맵핑했다. 마우스의 윈도우 키는 키보드의 우측 윈도우 버튼과 동일하므로 Keytweak이라는 키보드 맵핑 프로그램으로 우측 윈도우 키를 웹사이트 앞으로 가기로 변경하면 된다.
번거롭게 두 개의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여서 맵핑하였는데, 기존의 마우스인 로지텍 M585는 Logitech Options라는 별도의 프로그램에서 원하는 대로 맵핑이 가능하고 이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Microsoft 마우스 키보드 센터는 꼭 설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나,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하다면 추천한다. 하지만 입맛대로 커스터마이징이 불가능한 점에서 아쉬웠다.
아쉬운 편의성, 하지만 손목통증에는 끝판왕
모든 제품이 모든 사람의 욕구와 기대를 만족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이 MS 스컬프트 어고노믹 마우스는 대체로 우수한 제품이다. 커스터마이징과 키 배열에서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적당한 크기, 각도, 클릭 반발력은 확실히 당신의 손목 통증을 줄여줄 것이다. 4~5만 원이라는만원이라는 가격도 크게 부담되지 않으니, 손목이 아프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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