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제품 리뷰

사이즈 오브 체어, 3달 진짜 후기

내 몸에 맞는 의자, 사이즈 오브 체어

시디즈 T50의 대안, 조금 더 주고 차라리 맞춤 의자를 사고 말지
완벽한 의자는 없다.

오래 앉아서 생활하는 현대인에게 의자는 중요하다.

장인은 장비 탓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장인에게 좋은 장비를 주면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든다. 하루 평균 8시간을 앉아서 생활하는 현대인에게 의자는 정말 중요한 가구이자 장비다. 딱딱거리는 싸구려 의자, '게이밍'이 들어간 게이밍 의자. PC방 그 느낌을 위해 허리를 포기하는 PC방 의자를 써오면서 '나도 한 번쯤은 좋은 의자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 유행이라는 '맞춤 의자'인 사이즈 오브 체어를 구매했다.

구매인증 / 재구매는...

시디즈 T50 vs 사이즈 오브 체어

국내 의자 판매량 1위, 시디즈 제품과 고민했다. 대표 제품인 T50의 가격은 30만 원부터 35만 원까지 하는데 판매량이 많은 베스트셀러여서 부정적인 후기도 많다. 특히 요추 지지대가 부러진다거나 수리비가 비싸서 차라리 중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낫다는 후기도 많이 있다. 또, 머리를 지지하는 헤드레스트가 인조가죽으로 되어 특유의 '김가루'도 불만이었다. 시디즈 AS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차라리 한번 구매하면 자주 그리고 오래 쓰는 의자인 만큼 예산을 높여서 '맞춤'의자를 사기로 고민했다.

맞춤 정장처럼 정말 '맞춤'은 아닐 걸?

정말 100% 맞춤이 아니라고 추측하는 이유는 제품 설명에도 그런 언급이 없고 맞춤 정장처럼 맞추기 위해서 구매자 신체 세부적인 사이즈까지 고려하여 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이즈를 '나눈' 맞춤 의자라고 여긴 좋겠다. 제품 설명에도 '키에 따른 사이즈는 총 12단계로 설정됩니다'라고 되어 있으니 우리가 옷가게에서 사는 옷처럼 대충 사이즈가 나뉘어 있다고 본다. 상의는 L, 하의는 32, 신발 사이즈는 275mm처럼 나뉜 옷처럼 등받이, 좌판, 가스 봉의 압력과 높이를 사용자의 키와 몸무게에 맞게 모아 하나로 조립하는 것이다.

일반 의자의 한 사이즈(프리 사이즈)에 비교하면 사이즈 오브 체어는 좀 더 낫다고 본다.

실제 사이즈표. 키에 맞춰 해당 사이즈의 제품이 나간다. 

편한가?

먼저 사이즈 오브 체어는 '자세 교정' 의자가 아니다. 의자라는 가구는 바르게 앉는 것을 기준으로 제작된다. 그래서 어떤 의자를 사던 우리의 자세가 바르지 못하면 허리가 아픈 이치다. 습관이 안되어 있다면 바르게 앉는 것이 불편하고 힘든데 사이즈 오브 체어는 사용자의 신체 사이즈에 맞는 의자를 통해 바른 자세를 더 오래 유지시켜주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도움을 줄 수 있다.

인간이 느끼는 편한 자세는 PC방에서 반쯤 누은 그 자세다. 즉, 허리나 척추 건강에 가장 안 좋은 자세가 가장 편한 자세다. 일반 사무용 의자처럼 사이즈 오브 체어도 '바른 자세'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내 몸에 맞추었다고 해서 편하지 않다.

바른 자세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한 사이즈 밖에 없는 기존의 의자처럼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바른 자세를 취하는데 부담이 적다. 배꼽과 책상 사이를 가깝게 해서 앉는 자세를 좋아하는데 사용자의 키와 몸무게에 맞춘 적절한 의자 및 팔걸이 높낮이, 틸팅의 강도 역 U자 좌판은 '그래도 프리 사이즈 싸구려 의자보다는 낫다'는 확신을 안겨준다.

소음

의자를 고를 때 가장 예민하게 고려하는 부분이다. 좌판과 좌판을 받치는 부품에서 나는 '딱딱'. '떡!'거리는 소음은 집중을 방해하고 짜증을 일으킨다. 소음을 줄여주는 윤활제인 'WD-40'이나 윤활제 끝판왕 '슈퍼 루브'를 뿌려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에 사무용 의자를 고를 때 우선순위 1위가 '소음'이다.

솔직히 말해서 사이즈 오브 체어를 한 달간 써보면서 단 한 번도 소음을 듣지 못했다. '털썩' 앉거나 틸팅을 끝가지 밀어도 소음 한번 나지 않았다. '소음 부분에서는 매우 만족하고 있다'라고 평가하고 싶었으나, 두세 달 정도가 지나니 점점 소음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물어 봤다.
동영상을 찍어 메일도 보냈죠.
정말 소음 없는 의자는 없는 것인가

  1. 등받이 틸팅 기능을 하는 부품(좌판 아래)에서 소음이 난다.

조심스럽게 앉으면 소음이 나지 않지만 뒤로 기댈 때마다 '딸깍'거리는 소음이 발생한다. 각도가 커질수록 소음이 더 크게 발생한다. 그래서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문의한 결과 돌아온 답변은 '의자를 사용하면서 각 부품의 조임? 이 풀어지고 사용자에게 맞춰지므로 간격이나 유격이 발생해서 방법이 없다. 다음 버전 제품에 참고하겠다. 그러니 그 소음은 어쩔 수 없다.'였다. 사용할수록 부품 사이의 간격(유격)이 커지며 해당 부분에 발생하는 소음에 대해서는 방법이 없다는 식의 답변을 유선상으로 받았다.

할많하않
  1. 시간이 지나면서 좌판에서도 소음이 발생한다.

사이즈 오브 체어는 좌판의 깊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좌판을 등받이 족으로 최대한 붙여서 고정하고 앉으며 등받이에 기댈 경우 등받이에 기대며 발생되는 엉덩이 쪽의 저항이 좌판으로 전달되며 좌판이 살짝 앞으로 움직이며 '딱 혹은 딸칵'거리며 소음이 발생한다.

 

부분별 느낌

헤드레스트

헤드레스트는 오래 쓰면 삭는 인조가죽이 아닌 스웨이드 재질이다. 스웨이드 특유의 질감은 만족스럽다. 하지만 헤드레스트와 등받이를 결합하기는 쉽지 않다. 등받이에 위치한 연결부위에 결합하기 위해 많은 힘을 써야 한다. 자칫 부러질 걱정을 할 수도 있을 정도의 큰 힘을 필요로 한다. 이에 설명서에서도 부러질 염려하지 말고 강한 힘으로 누르라고 되어 있을 정도다. 강한 힘을 줘서 장착하는 만큼 높낮이 조절도 쉽지 않다. 헤드레스트는 한번 설치하면 자주 높낮이 조절을 하지 않지만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

스웨이드 재질의 헤드레스트
높낮이 조절을 위해서 강한 힘을 주어야 한다. 

 

메쉬 등받이

등받이는 짱짱한 메쉬다. 시디즈 T50과 달리 요추 지지대가 없고 역 D자형 곡선으로 되어 있다. 요추 지지대는 개인마다 호불호가 나뉘겠지만 요추 지지대의 유무의 차이는 느끼기 어렵다. 또한, 엉덩이 부분이 깊게 들어가게끔 디자인이 되어있어 깊게 앉을 경우 자연스럽게 등받이가 요추를 지지해주는 느낌을 준다.

짱짱하다. 정말.
촘촘하게 짜여있다.

틸팅

틸팅은 좌판 아래 레버를 이용하여 조절할 수 있다. 4단계 기울기 조정과 비고정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원하는 기울기에서 고정시키는 것이 아닌 90도, 105도, 120도, 135도까지 4단계로 나뉘어 있는 것이 아쉽다.

틸팅의 강도 조절은 할 수 없다. 제품 발송 전에 사용자의 키와 몸무게를 참고하여 미리 조절되어 있기 때문이다. 184cm에 70kg을 기준으로 했을 때 틸팅의 강도가 강력하다. 자연스럽게 뒤로 기대면 최대 기울기인 135도까지 도달할 수 없을 정도다. 비고정 방식으로 이용하면 105도 이상 등받이를 밀기 힘들다. 한 손으로 의자를 잡고 기울여야 원활하게 조절이 가능하다.

바른 자세는 90도~105도 사이의 각도가 중요하므로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았다. 또 최대 각도인 135도로 기울기를 고정시켜 앉을 경우, 135도의 애매한 각도와 의자의 상당한 무게 때문에 뒤로 넘어지지 않는다.

 

팔걸이

팔걸이는 높낮이와 앞뒤 좌우, 4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각도 조절 기능은 없다. 지금까지 사무용 의자를 써오면서 팔걸이의 각도 조절은 크게 써 본 적이 없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좌우조절이 가능하여 어깨가 넓거나 좁은 사람도 편안하게 팔걸이에 팔을 걸칠 수 있다.

필자는 배꼽과 책상 사이를 가깝게 해서 앉는 것을 좋아하는데, 원하는 의자 높이로 조정하고 팔걸이를 최대한 낮추어도 의자와 팔걸이가 닿아 의자를 길게 당길 수 없어 불편한 경험이 있다. 나름 '맞춤'의자라고 원하는 높이로 조정하고 팔걸이를 낮추니 몸과 책상이 가깝게 닿도록 해주어 만족하고 있다.

최고 높이와 최저 높이
높이 조절을 위한 레버

좌판

사이즈 오브 체어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스웨이드 재질에 역 U자형 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마치 소파에 앉는 편안한 느낌을 준다. 스웨이드 재질 특유의 자국이 남는데, 베개나 소파에서 손으로 한쪽으로 닦으면 없어지던 그런 자국이다. 좌판 쿠션은 고밀도 스펀지를 적용했는데 푹신하지 않다. 그렇다고 딱딱하지도 않다. 적절히 압력을 분산해 주지만 딴딴한 느낌을 주는 스펀지다. 일반 메모리폼 배개나 매트리스보다는 밀도가 높다.

좌판의 역 U자형 모양은 묘하게 체중을 분산해준다. 싸구려 의자, 게이밍 의자, PC방 의자에서 느끼던 것과는 다른 편안함을 준다. 사무실에 있는 싸구려 의자에 앉다가 집에서 사이즈 오브 체어의 의자를 앉으면 유치하지만 '아 역시 돈 쓴 보람이 있네'하는 감탄이 나온다.

좌판의 이동도 가능하다. 앞뒤로 움직이는 기능이 있는데 의자에서 양반다리를 하는 소비자를 배려했다.

역 U자형 좌판
좌판의 하부

가스실린더

의자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 부품은 바로 가스실린더다. 가스실린더가 우리의 체중을 지탱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가스실린더가 좋은지 나쁜지를 구분하는 것은 어렵다. 제품 설명에 따르면 고가의 의자에서 사용하는 삼홍사의 가스실린더를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찾아봤다.

경향뉴스(2017년)에 따르면 삼홍사는 20년이 넘도록 가스실린더 시장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2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는 회사라고 소개한다. 그만큼 품질에서는 믿을만 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중국에서 가스실린더 때문에 의자가 폭발하는 사고를 생각한다면 가스실린더의 신뢰성도 무시할 수 없다.

키와 몸무게에 맞게 가스실린더를 조정하는데, 184cm를 기준으로 높낮이 조절을 하면 상당히 높게 올라간다. 최대한 높일 경우 168cm인 사람이 앉으면 바닥에 발이 닿지 않을 정도다.

 

바퀴

의자에서 바퀴도 중요하다. 싸구려 의자의 바퀴는 걸림이 느껴지거나 딜레이가 있다. 원하는 방향으로 밀었을 경우 5개의 바퀴 중 한두 개가 걸리거나 의도한 방향으로 가지 않는 그런 느낌 있는데, 사이즈 오브 체어의 바퀴는 그런 걸림이 전혀 없다. 마치 유명한 여행가방(캐리어) 브랜드인 리모와의 바퀴를 보는 듯했다. 소음도 많이 나지 않아 일반 PVC 장판을 사용한다면 소음을 들을 수 없을 정도고, 강마루(목재) 장판을 사용한다면 약간의 소음이 발생한다. 카펫을 깔고 사용하면 소음이 없다.

보드라운 바퀴

 

마무리

흠..

세상에 완벽한 의자는 없다. 또 소음이 없는 의자도 없는 것 같다. 대체로 마음에 든 의자였지만 사용할 수롤 나는 소음에 실망을 감출 수가 없었다. 42만 원이라는 돈을 쓰고도 만족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의자다.

소음에 대해 문의를 했을 때도 담당자의 '방법 없다'는 식의 태도는 아쉬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마치 모든 의자는 쓰다 보면 조금씩 소음이 나요 식의 답변이다. 3달 밖에 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거슬리는 소음을 감안하고 42만 원을 지출하고 다시 구매한다면? 아마 사지 않을 듯하다.

무엇보다 이 의자의 장점은 옷가게에서 파는 티셔츠의 다양한 사이즈처럼 의자에도 나에게 맞는 사이즈가 있다는 것이다. 당연하게 생각해온 프리사이즈 의자의 프레임을 깬 제품이다. 고급스러운 스웨이드 재질, 마감, 편안한 좌판, 부드러운 바퀴는 시디즈 T50과 비교할 가치가 있다. 프리사이즈인 의자에 불만이 있다면 약간의 비용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의자다.

요약하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나는 소음에 민감하다: 추천하지 않음
  2. 일반 의자 사이즈에 불만이 있다: 추천
  3. 좌판은 최고급
  4. 바퀴는 만족